[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이 최근 들어 리메이크 되고 시리즈가 다시 한번 생명을 얻으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커스 리스펠의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리메이크]로 시작된 레더 페이스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발표된 [텍사스 전기톱: 비기닝]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며 70년대를 장식했던 잊혀져 가는 걸작 호러에 새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과 새 생명에 한 자리를 찾아야 하는 원작의 감독 토비 후퍼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져 가는 느낌이다. 물론 최근[툴 박스 머더] 리메이크와 [마스터스 오브 호러: 죽은자의 춤]과 같은 작품들을 통해 다시금 거장의 기력을 찾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작품 이후 야심차게 발표했던 [Mortuary]가 영화 평론가들뿐 아니라 호러 팬들로부터도 최악의 호러에 꼽히는 수모를 겪으면서 활동이 위축된 느낌마저 들고 있다. 그 시작은 정말 장대 하였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작아져만 가는 토비 후퍼. 그의 두번째 영화이면서도 그의 팬들과의 만남이 지극히 적었던, 그리고 그의 짧지만 영광 가득했던 텍사스 영화 제작 시절을 끝내버린 [이튼 얼라이브]는 그에게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이라는 영광이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되어 버렸는지 그리고 그것이 그의 다음 영화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적날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튼 얼라이브]는 토비 후퍼의 전작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처럼 실지로 있었던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제작된 영화이다. 1930년대 미국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연쇄 살인범 조 볼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문명 세계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운영되는 호텔과 그 호텔을 운영하는 연쇄 살인범 주인, 그리고 인간 고기 먹는 것을 즐기는 호텔 주인의 애완 동물 악어를 소재로 삼고 있다. 엘리트에서 발매한 이 영화의 DVD에는 조 볼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어 한번쯤 감상하며 영화속의 호텔 주인과 실제 연쇄 살인범과의 비교를 해 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 될 수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텍사스 전기톱의 토비 후퍼와 킴 헨켈 (각본), 그리고 마를린 번즈가 다시 한 팀을 이루고 여기에 젊은 로버트 잉글런드, 인기 시리즈였던 아담스 페밀리의 케롤라인 존스, 여기에 이후 영화 [할로윈]에서 제이미 리 커티스가 돌보는 어린 린지로 등장하는 카일 리차드와 같은 배우들이 나와 영화의 전체적인 퀄러티를 높여주도록 구성 되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호텔 주인 역할에는 인기 TV 시리즈 [언터쳐블]에서 알카포네 역을 맡았던 네빌 브랜드가 맡기로 함으로써 영화의 기본적인 연기 퀄러티는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 할 수 있는 기획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획이 뛰어났다고 해서 영화의 성공이 반드시 보장 되는건 아니다. 영화의 성공에는 항상 여러가지 변수들이 작용하기 나름인데 많은 이들이 [이튼 얼라이브]는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의 감독이 그 영화 다음에 만들었다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 받지 못했다고 생각 한다. (필자의 생각도 동일하다) 영화를 제작할 당시 일부 연기자들의 경우 토비 후퍼가 배역 때문에 전화를 했을 때 토비 후퍼가 누군지는 몰라도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은 들어 봤다고 했을 만큼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이란 영화의 후광은 토비 후퍼와 이 영화에 너무나도 깊게 드리워져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캐릭터들의 구성에 있어서도 영화는 상당부분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의 영향아래 놓여 있다고 보여진다. 어떻게 보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의 전통에 영향을 받은 [텍사스 전기톱]의 구성을 이 영화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들을 구성하여 공포와 코믹을 동시에 이끌어 내고자 하는 토비 후퍼의 영화 연출 방식은 이 영화에서 잘 살아난다. 캐릭터의 구성이나 발전이라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이야기의 전개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이라는 설정에 의존하는 토비 후퍼의 연출이나 각본 역시 왠 간한 호러 영화에 비교한다면 월등히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은 이 영화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과 비교되며 그 영화의 완성도에 못 미침으로 인해 언제나 평가 절하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필자 역시도 이 영화를 보며 맨 처음 느꼇던 감정은 실망감이였다. 그 실망감은 과연 [텍사스 전기톱]과 같은 걸작을 만든 감독이 이 정도 수준의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하는 것이었는데, 이후에 다시 감상을 했을 때 기대감이 낮아 짐에 따라 영화에 대한 평가가 스스로도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 적인 호러 영화들에 비한다면 뛰어난 연기와 극적 구성, 장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의 효과는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느낌이고, 이 정도의 수준의 영화가 만약 토비 후퍼의 데뷔작였다면 영화에 대한 평가와 토비 후퍼에 대한 기대도 훨씬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토비 후퍼의 팬이라면 최근에 실망 스러웠던 그의 모습을 조금은 불식 시켜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 말해 줄만 할 것이다.
2. 로버트 잉글런드에 따르면 이 영화의 일본 개봉판에는 추가적인 고어 장면이 삽입 되어 있었다고 한다.
3.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Vol 1]에서 나오는 대사인 “My name is Buck and i'm ready to fuck” 이라는 병원 직원의 대사는 이 영화의 로버트 잉글런드의 대사를 차용한 것이다.
4. 이 영화는 70년대 영국에서는 수입 금지되었다. 영화 수입 금지 이후 14년만인 1992년 영화의 수입이 허가 되었을 때도 이 영국에서 볼 수 있었던 이 영화의 버전은 삭제된 버전뿐이었다. 이 영화의 온전한 버전이 영국계 국가에서 감상 할 수 있게 된 것은 2000년부터 이다.
5. 이 영화는 1977년 미국 공상 과학, 호러, 환타지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같은 해 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는 [캐리], [오멘], [옵세션], [House of Mortal Sin], [Food of the Gods, The] 등이었고 수상작은 댄 커티스 감독, 올리버 리드 주연의 [Burnt Offerings]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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